언제 구입한지 기억도 나지않는 소설, 사형에 이르는 병. (리디북스는 십오야, 매월 1, 2, 3일 보너스 등의 여러 제도 덕분에 참 많이도 전자책을 사모아 놓았었다)

한 동안 소설을 등한시 했나 싶어서, 쏜살같이 독파하고 몰두할 수 있는 소설책을 읽어보기로 하고, 리디북스에 사놓은 전자책들의 제목을 훑어보았다.

책꽂이에 꼽힌 책을 슬쩍 꺼내보는 재미가 없는 전자책. 덕분에 제목과 작가이름 등의 제한적인 정보 아래에서 읽을 책을 골라야 한다.

그렇게 고른 책이 바로 이 '사형에 이르는 병' 이고, 최초 책을 열 때, progress bar 가 100% 을 찍은 다음 열리는 위 책 표지는 섬찟함을 전해주며, 무언가 나방이라는 이미지가 건내주는 꺼림직함이 제대로 전해졌다.


그렇게 시작한 책.

중반을 거쳐, 주인공 마사야가 빨간 가방을 맨 여자아이에 대해 느끼게 되는 파트를 읽을때, 제대로 소름이 돋았다. 이 작가 보통이 아니군 이란 생각이 자연스러웠으니. 이 순간, 이 소설의 결말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이상한 곳으로 치닫고 있었다.

후우, 일본소설... 간만에 제대로 일본소설스러운 녀석을 만났네. 서술 트릭 수준이 아니라, 아주 묵직한 정공법이었다.

약간 불쾌한 느낌? 작가의 의도에 완전히 놀아난 셈이지만, 성공한 소설은 그래야 하는법 아닌가?

작가 구시키 리우의 다른 작품들은 어떤게 있을지 궁금해지네. 그렇게, 또다른 작가, 검은집 이후로, 기시 유스케의 전집을 모조리 다 독파했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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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께 안내해드리자면, 최근 Youtube 와 블로그를 병행하다보니, sync 를 맞춰서 올리는 아주 단순한 행위조차 깜빡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죄송합니다만, 양쪽 다 한번씩 훑어보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아래에 지난주에 업로드했던 457, 482 비자 소지자들을 위한 ENS, RSMS transition 예외 규정 발표에 관한 영상을 퍼옵니다. 대책이랍시고 올렸으나, 그 수준과 범위가 초라하기 짝이 없는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할 정도입니다만, 어쩝니까? 법은 따르라고 있는거니 말입니다.

이럴 수록, 이민자들이 목소리를 높여갈 수 있도록 이 땅에 더 훌륭하게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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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Melbourne 여행에서 딸과 함께 도서관에 전시된 체스를 체스와 전혀 관계없는 인생을 살아온 부녀지간에 나름대로 열심히 해 본 기억이 있다. 의외로 신났기에 휴대용 체스를 사왔으나,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을 뿐이고...

1년도 더 지난 동영상을 Youtube clip 으로 만들어본답시고, 최근에 한창 자르고 붙이고를 해서인가,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본 Netflix 의 미니시리즈 드라마 (7편 완결), The Queen's Gambit 은 체스를 잘 모르는 나이지만 어색함 없이 다가왔다. 이야기를 무겁지도 않고, 그렇지만 단순한 보여줄 거리에 그치지않고, 배경음악이랑, 심리묘사 등을 잘 녹여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응원해주고 싶은 천재의 이야기와 고뇌. 뭐, 그런거지.

다 가진이에게 무엇이든 술술 풀리는 이야기들은 욕하면서 보겠지만, 이 드라마는 마치 제발 실화였으면 하는 심정으로 보았다. 그리고, 주인공이 중년, 노년으로 흘러가며 노쇠함보다는 원숙함과 지혜를 나누어주는 자리에 가 있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재미있었다. 딱 여기서 완결지어줘서 고맙고, Netflix 가 괜찮은 작품들을 계속해서 경쟁력있게 쏟아내주었으면 바램을 가져본다.

주말,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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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원을 뽑을 때, 흔히 겪게 되는 또는 다른 이들도 겪을 수 밖에 없을 만한 일이다. 지원자의 이력서와 커버레터에 드러난 본인소개와 과거 경력이 얼마만큼 뻥튀기가 되어있는지 여부는 그 사람의 성격에서 드러난다. 문제는 내부 직원의 직접 소개 등을 통한 인연이 아니라면, 그 사람의 성격을 종이 몇장과 linkedin 에 본인이 적어놓은 이력들, 그리고 지인들이 적어놓은 찬사들 만으로 어떻게 알 수 있겠나?

몇몇이들의 스스로 적어놓은 치적을 보고있자니, 참 웃지못할 이력들을 보게 되는데, 안 부끄러운가 몰라. 한 다리만 건너면, 다 그 내막을 알고있는데 말야.
설마, 인터뷰 고작 30분 정도로 지원자의 성격과 치적을 모두 알 수 있다고 자만하는건 아니겠지?

때는 아마 2012년 경이었던것으로 기억된다. 특정 로펌에서 법률사무원으로 고작 수개월 일해본게 전부인 그의 이력서에는 개인상해 법무분야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를 경험해보았다는 수많은 내역들이 적혀있었고, 이제 갓 로스쿨 졸업을 앞 둔 이에게 걸맞지 않은 경력이 마치 본인 것인 양 적혀 있었다.

어디, 선수 앞에서 이런 뻥을...

그렇게, 그 이력서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했고, 그 이후로 해당자는 우여곡절 끝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비로소 정착을 겨우 한 것으로 소식이 들려온다. 그런 풍문이 들려오는 것만으로도 망하지는 않은 듯 하니, 뭐 본인의 뻥튀겨진 이력을 믿어주는 이들이 일부 있는 듯.

자, 이 양반 같은 경우에는 이력서에 드러난 밑천을 꿰뚫어보았기에 우리가 직접 고용해보고, 아뿔싸를 뱉어낼 만큼 직접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어볼 때, 우리가 직접 손수 당해보며 처절하게 피를 보아야 했던 실패한 고용사례가 얼마나 많았을까?

본디 자질이 부족하여, 능력이 부족하여, 자세는 되어있을지라도 못 따라오는 이들은 괜찮다. 그건 그 인력에 대한 적절한 포지션이 없다는 것 뿐이니까. 그리고, 그냥 기분좋게 보내주면 된다. 본인 자리가 없는거니까. 

하지만, 없는 자질을, 능력을 포장해서 우리 눈을 속인 이들이 문제다.

직접 겪어본 역대급 인물이 있으나, 의외로 좁은 이곳 인재마당에서 화살이 특정인을 향해서는 곤란한 법이므로, 그냥 일반론으로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포장능력이 대단하여 채용과정을 통과한 이들이 얼마간의 시간과 업무태도, 업무 성과에 대한 실적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시점이 도래하면, 일명 드러낸 바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와 조직의 평가가 충돌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에 대한 반응이 참 다양한데, 변명으로 일관, 뜬금없는 딴소리로 소재전환 시도, 정직한 사실고백과 실토, 앞으로에 대한 의지의 표현, 배우는 자세와 열망을 보이는 것, 입만 나불나불대며 말이 앞서는 이, 바닥이 들통나자마자 잠수타는 이, 허언증으로 덧칠을 하는 이 등으로 참 다양하다.

바가지에 담긴 물을 다 쓰면, 다시 물을 받으면 된다. 수도꼭지를 틀던, 우물에서 물을 퍼내던, 빗물을 받건. 그 자세가 중요하고, 다시 담은 물을 제대로 적재적소에 잘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 누가 끊임없이 샘솟고, 문지르면 무엇이든 들어주는 알라딘 램프를 바라는건가? 그런 이기적인 자세의 고용주라면, 애초에 함께 일할 수 없지않나?

설령, 최초 본질 이상으로 포장된 것들도, 이후 하기 나름이라 생각한다. 기회가 주어져서, 본인이 정해놓은 또는 바라던 틀 안에 정교하게 잘 담아넣고, 가꾸어서 스스로 내실이 튼튼해지는 이들도 적지않게 보아왔으니까.

하지만, 빵빵한 과자 봉지에서 바람 빠지듯, 끝도 없이 밑바닥만 치고,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며 주변을 탓하는 이들은 반드시 걸러져야 한다.

나는 그래서 추천서를 정말 아껴서 써준다. 내 눈까지 의심받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래서, 밑에서 배우는 이들에게 까칠하고, 까다롭고, 기대치가 높다 보여질 지 모르지만, 그렇게 수년을 함께 일해보자. 과연, 얼마나 성장했는지는 스스로 알게 될 테니까.
그 사이, 나 역시 더 발전해간다. 그리고, 비로소, 그 팀의 능력은 얼마나 배가되었을지 나와 팀원들, 조직원들, 직원들, 동료들은 더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조직을 만들어가고 싶다.

이런 여러 생각들을 해보면서, 과거의 나는 어떠했을까? 지금 내가 평사원 또는 경력직으로 임원 자리를 노려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떤 평가를 받을까? 이런것들을 고민해보았다.

스스로도 돌아보고, 내가 지금 오너 입장에 있다는 것을 당연히 여길 것이 아니라, 이것이 마지막 자리라 여길 것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기여하고, 발전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지며 글을 마무리한다.

일요일 오전, 여러 생각이 떠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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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 4019 는 모든 호주 비자신청 과정에서 반드시 만족시켜야 하는 심사항목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대부분의 호주비자 (임시비자 또는 영주권 모두 포함 - 브릿징비자 제외) 신청자들이 통과해야하는 심사항목입니다.

의외로, PIC 4001, character test 만큼이나 강력한 비자심사 항목이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PIC 4019 때문에 비자가 거절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바 없었을겁니다.

PIC 4019 는 "Australian Value Statement 에 서명을 하였다" 라는 심사항목이며, 인터넷 비자 신청의 경우, 비자접수와 동시에 이미 해당 Australian Value Statement (호주 가치 인정서) 에 서명을 한 것으로 간주되죠. 때문에, 서명 자체를 안했다는 이유로 비자가 거절될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 Australian Value Statement 가 2020년 10월 30일을 기준으로, 대폭 업그레이드 갱신이 되었죠. 문장의 구조부터, 내용까지 꽤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게다가, time of decision 심사항목이므로, 2020년 10월 30일 이후에 승인되는 모든 비자들은 이에 저촉된다고 이해하셔야 합니다.

짧지만 강력한 안내서를 법무법인 박앤코에서 아래에 pdf 폼으로 준비해두었습니다.

Australian Value Statement 안내서 다운 받으러가기 

제대로 알고, 동의하고, 서명하여야 하는것 아닐까요?

새 Australian Value Statement 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내용은 조만간 Youtube 로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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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유학의 매력이라면, 전통적으로 학생비자 기간 동안 제한적이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유학 후에 활용이 가능한 졸업생 비자, 그리고 경우에 따라 기술이민 또는 취업이민이 가능하다는 것들을 꼽을 수 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유학이라는 관점에서 위 사항은 큰 장점이 아니랄 수 없었다. 하지만, 전 세계는 요동치고 있고, 각 국가별로 보호주의적 성격을 띄게 되는 경향에 따라, 이민 프로그램이 크게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유학-이민 사이의 엇박자가 점점 더 커져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child care 유학. TSS 취업비자 직업군에서도 빠지는 바람에 고용주 스폰서쉽을 등에 업은 취업이민도 만만치 않아지는 바람에 많은 이들이 유학 후 옵션에 대해 우왕좌왕하게 되었고, 이에 간단히 서머리라도 해보자는 취지에서 영상을 하나 급하게 만들었다.

호주에서 차일드케어 (보통 Cert III 와 Diploma 조합 코스) 를 공부하는 분들이 큰 그림을 이해하고, 당장의 비자라는데 너무 쫓겨서 학업을 그르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단, 이민법은 끊임없는 수정, 개편, 개정을 거치는 녀석인 관계로 본인 해당 시점에 가장 유효하고 정확한 법적조언을 받아야 함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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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행해지는 일련의 행위들을 모아서 routine 이라고 한다. 루띠인~ 단어 중간에 나오는 t 발음에 된소리를 살짝 담으면 영어발음도 약간 자연스러워지지.

route 라는 단어에서 나왔고, 영어 어원으로는 road 길을 뜻한다. 자주 행하는 반복된, 그리고 그리 하는게 당연히 기대되는 것들의 모음을 우리는 routine 이라 한다.

서론이 길었는데, 예측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나에겐 업무일의 루틴이 있고, 주말이나 휴일을 위한 루틴이 있다.

업무일에는 조금 이른 아침을 시작하며, 점보 사이즈 엑스트라 스트롱 플랫화이트로 하루를 시작한다.

7시에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시간 가량은 온전한 시간이다.

업무 시작 대략 저녁 여섯시 까지는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간다. 도중에 롱블랙 여유에 감사할 뿐인 시간들. 업무 성격에 맞춰 틀어놓는 유튜브 뮤직이 있기에 입체적인 시간들이어 다행이다. 지루하지도 않고, 끊임없이 귀에 감기는 노래들은 갖가지 기억들을 떠올려준다.

대략 일곱시 즈음이면 퇴근시간. 사탕 하나 까서 입에 넣고서 디젤엔진에 토크를 걸고 고속도로 위에 몸을 얹는다. 아침에 유료도로를 달리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 제한속도까지 힘있게 밟으면 집까지 삼십분 정도.

가족들과 저녁을 함께하고 잡담을 나누고 독서, 넷플릭스, 유튜브. ... 조금은 허무한 시간들이지만, 쉬지않고 달군 머리를 식히는 유일한 시간.

이런 루틴들이지만, 금요일밤이면 기어를 바꾼다.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주말 아침이면 아내와 일찌감치 둘이서 카페에서 모닝커피와 가벼운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을 위한 아빠의 서비스, 아빠는 요리사를 위해, 장보기 미션에 들어간다.

아주 제한적인 메뉴지만, 가족들이 모두 맛나게 즐겨준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이면 잠시 찾아오는 침체기. 현자타임이라 하나?

그대로 루틴이다.

어디 시간내서 여행이라도 가지않는 이상 이런 루틴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나마 출장이 있을 때는 조금씩 가해지는 이격들이 긴장을 풀어주기도하고 때론 강화시켜주기도 해서 속도감을 주는 편인데, 루틴이 이어질때는 시간감각은 떨어지는 .

일요일 점심을 먹고서, 햇볕을 즐기며, 저녁 메뉴를 생각하며 가끔씩 쓰는 블로그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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