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호주 변호사가 된 이래로, 실제 담당 변호사로 배정, 선임, 지명되어 만나온 의뢰인들이 수천 명이다. 개인 상해를 입어 손해배상을 청구한 의뢰인, 이민비자신청 의뢰인, MRT, AAT 등의 이민재심 의뢰인, 비자취소 방어 등의 의뢰인, 이혼 신청 의뢰인, 이혼 과정에서의 재산분할 사건 의뢰인, 주류면허, 음식면허 등으로 관청과 문제가 되어 변호를 맡긴 의뢰인, 계약서 검토 건을 맡겨준 의뢰인들, 동업 간 분쟁 사건, 이웃집 분쟁사건, 개에 물린 사건, 김밥 식중독으로 단체 피해자들 조언, 프랜차이즈 계약, 채권추심, 강간 사건 형사변호, 각종 교통법규 위반 건으로 인한 법원 변호, ATO 감사 건 변호, 워크커버 보험료 미지급으로 인한 감사 건 변호, 간호사 자격 박탈 심사 변호, 각종 대학교 위법행위 변호. 끝도 없이 일을 맡아오고 있고, 지금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의뢰인들을 섬겨오고 있다. (쓰다보니, 정말 많은 사건들을 해오고 있고, 경력을 갈고 닦아 왔구나. 10년 넘는 세월, 참 열심히 살아왔네, 박창민!)
어떤 사건이든, 당사자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질 듯한 걱정거리 일 수 밖에 없다.
그 중, 가장 강력한 것들을 꼽으라면, 사실 이민 관련 법률업무로 돌아오게 된다. 아마도, 가장 처절한 상황에서 나를 만나러 오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다.
현재 진행 중인 장관탄원 사건들.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가 아프다는 이유로 장관의 개입을 통해 영주권 받았다는 사연보다, 지금 내가 맡은 사건들이 더 터무니없이 피해를 본 이들이고, 이 사건들이야 말로 장관이 개입을 해줘야 정상이라고 믿는다. 시시콜콜히 이야기 하자면, 하나하나 그 집안 사정들은 눈물없이 들을 수 없다.
자, 이런 장관탄원 사건들은 정치인의 도움도 받아야 하고, 연판장을 통해 주변인들의 도움도 받아야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얼싸안으며 감정적 도움을 받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적어도 이 세상이 따뜻하고, 내 편이 많구나를 의뢰인들이 느끼게 된다고 할까?
이민 행정소송을 이야기 해보자.
브리즈번 registry 에서의 연방법원 이민 행정소송은 그 성공률이 극악하기로 악명높다. 그 과정에서도, 우리 법무법인은 이제까지 소위 consent 를 통해 재판기일 이전에 성공적으로 여러 차례 이민 행정소송을 성공해 온 바 있다. 사실, 그 성공률은 대놓고, 이마에 붙이고 다녀도 좋을 정도로 높은 수준.
하지만, 사건 분석을 그리도 열심히 하고, 변론서를 멋지게 펼쳐내더라도, 이민성 장관 측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이 어떠한 이유를 들어서 재판으로 이행하게 되면, 판사 앞에 낱낱이 사건을 드러내놓고, 사려줍쇼를 시전하여야 하기에 정말 피가 마를 정도이다.
사건을 준비하여, 재판정에 설 때는 사시나무 떨 듯, 나도, 법정변호사도 모두 부들부들 떨 수 밖에 없다.
의뢰인들은 사실상 이게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항소 또는 그 이후의 장관탄원은 이미 바닥을 친 이후 인지라, 이 분들에게 별 감흥이 없다.
이런 이민 행정소송을 이번 주, 두 건이나 진행했다.
사실상 머리는 녹아내릴 지경이다. 이 정도 복잡한 사건을 판사가 잘 이해하여,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기를 쳐다보며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 어찌 생각하니, 참 부당하다 여겨진다. 나만큼, 우리만큼, 우리 의뢰인만큼, 이 사건을 공들여서 봐줄 것인가?
재판은 진행했으니, 판결이야 나겠지.
간만에 후회없는 준비를 했고, 재판에서 모든 걸 쏟아부었다 할 수 있겠다.
모쪼록 승소 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