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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4월, 결혼하고서 3년차에 들어가며, 첫 아이의 백일을 넘기고, 2년 전세 계약이 끝나갈 즈음, 그 당시 대한민국은 IMF 파동을 거쳐 회복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 였다. 아직 당시 서울 집 값은 폭락 장 이후의 고요함이 여전한 상태.

강남역 우성아파트 25평에서 9500 만원 전세를 시작했던 우리 신혼집은 2년 남짓 한 새, 무려 1억 5천만원을 집주인이 부르는 형편이었다.

차라리 집을 사버리자 라는 마음에 당시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서초구 잠원동을 소개받고, 잠원동 한강아파트 31평형을 2억 3천만원에 구매했다. 제일은행에서 융자 6천만원을 끼고서.

내 집 이란 것이 생기고 참 좋았었다. 그리고, 한남대교를 바로 끼고 있고, 강남 고속터미널과, 고속도로를 타고서 양재동 사무실까지 한번에 출근 가능한 최고의 교통환경은 단지 '강남' 이라는 사실을 떠나 너무 편리하고 좋았었다.

그러다 불현듯 불어닥친 이민병.

미련을 두었다간 쉽게 물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단번에 깔끔하게 집을 팔았다. 4억 5천만원에 잠원동 한강아파트 3동 OOO 호를. 3년 만에 2억원 넘게 남겼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었다. 그리고, 꽁으로 돈이 생긴 마냥 참 좋았었다.

세월이 흘러, 이 녀석이 지금 현재 시가로 대략 25억원 가량 한단다. 열심히 살아온 지난 18년 동안 금전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살아왔고, 나름대로 열심히 자산을 불려온 건 맞는데, 약간 기운 빠지는 현실이다.

역시 부동산은 파는게 아닌건가? 오늘 집 값이 사실 알고 보면 제일 싼 건 게다.

그래서, 지금은 절대 안 팔기로 작정하고, 하나씩 늘여가고 있다. 이미 지난 2년 간 자산가치 측면에서 재미는 충분히 보고 있지만, 아직 멀었어. 잠원동 한강아파트 생각하면 절대 부동산은 팔아서는 안 되는 녀석이다. 게다가, 인구가 계속 늘어가는 이곳 브리즈번, 그리고 그 중 프리미엄 suburb 라 개인적으로 믿고 있는 이 동네 만큼은.

금리야 시장원리에 따라, 오르고 내리고 하겠지.

한편, 호주 와서 빈 땅을 사서, 집을 짓고, 10년간 살다가 팔아버린 집도... 7년 사이, 2배로 올랐다. 역시 오늘 집 값이 제일 싼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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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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