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30일, 드디어 오사카에서의 사흘째다. 다다미 방에서 장인 장모님, 아내, 그리고 작은 아들과 막내딸이 함께 하였고, 큰 아들은 아빠와 함께 2인실에서 오붓하게 이틀을 보냈다. 마침, 우리가 머문 호텔은 1층 로비에서 아침마다 간단한 뷔페가 제공되고, 전자렌지를 사용할 수 있었기에 햇반에 밑반찬을 이용한 아침 식사 때우기가 가능하였다. 음식냄새 때문에 민폐가 예상되었지만, 일단 스윽 철판 까는 방향으로... 험험.
오사카 유흥의 절정을 보여주는 도톤보리 지구는 숙소에서 도보로 3분이면 초입에 닿게 되었지만, 늘 밤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아이들을 데리고 지나다니기가 그리 내키지 않았었다. 하지만, 불야성의 유흥가도 아침이면 조신하게 새로운 하루를 기다리며 운기조식을 하는 법. 상쾌한 초겨울 바람을 즐기며 도톤보리 초입에서 신사이바시 방향으로 온 가족이 함께 걷는것이 참 기분이 좋았다.
도톤보리에서 신사이바시와 난바 방향으로 나뉘어지는 만남의 광장이라 불리울만한 스타벅스와 롯데리아가 위치한 다리는 일본 패션잡지에서나 보일 법한 뷰를 갖고있는 것 아닌가? 특별히 자세 잡으란 소리도 안했는데, 어쩐 일인지 큰아들, 사진을 찍어달랜다. 어쭈?
그림 좀 나오는데?
2003년 일본 출장 시 문화적 충격을 맛봤던 동키호테. 일명 천냥 백화점 쯤 되는 온갖 잡화들을 다 끌어모아놓은 동키호테가 도톤보리에 있다기에 아이들 모두를 이끌고 출동했다. 신나는 볼거리야 동키호테만한게 있을까?
먹을것, 장난감 등을 주섬주섬 싼 맛에 건져서 나왔다. 장모님과 아내는 층층을 샅샅이 뒤지느라 시간이 좀 걸리는듯.
건물 좀 오르내리며 땀 좀 흘리고 나니 배가 출출해온다. 야호~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정통 오사카 일본 라멩에 도전할 시간. 여러 관광책자들을 보면, 도톤보리 지도를 중심으로 각종 먹거리들로 온통 도배가 되어있고, 그 중 일본 라멘을 뺄래야 뺄 수 없다. 특히, 뒤늦게 호주에서 일본라멘의 참맛을 맛보고 거의 중독되다시피 한 아내와 나는 그 말많은 '킨류 라멘 - 금룡 라면' 을 위해 총총걸음으로 향했다.
어라? 이 맛이 아닌데?
아, 호주에서 맛보던 일본 라멘 맛이 아니다. 돼지국물 맛이 강렬한 것이 좀 더 비린듯 싶기도 하고, 하여간 부추와 김치를 통으로 때려넣지 않고서는 못 먹을 정도. ㅠ.ㅠ
실패!
도톤보리 입구에서 오사카의 명동이랄 수 있는 난바 역까지는 도보로 빨리 걸으면 한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아니, 지나가며 대충 볼것 보면서 가도 그 정도면 된다. 강남역-역삼역 정도의 거리 밖에 안 되니까.
장인어른께서 2박 일정을 마치시고, 한국으로 돌아가셔야 하였기에 난바 역에서 공합열차를 타고 배웅을 가기로 하였다. 물론, 도중에 막간의 틈을 타 간사이 공항에서 한 정거장 앞인 '링쿠타운 - 프리미엄 아울렛' 을 잠시 둘러보기로 여자들끼리 결정보는.... 음. 뭐? 어디? 음...
휴우~ 마치 밀린 숙제를 해내는 듯 두어달 전의 이야기들을 풀어쓰자니 진도도 잘 안나간다. ;-)
더 힘든 건, 지금이라도 당장 다시 오사카로 온 가족 데리고 다시 놀러가고 싶다는 것이 아닐까?
바쁜 와중에 싸게 나온 항공편 붙잡고서 급하게 다녀온 2012 오사카 여행은 참 두고두고 기억에 남게 될 것이다. 일단은 오늘은 여기까지 쓰는걸로 하자. 다음편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일단 사진이라도 대충 올려놓으면 언젠가 글도 따라 달게 되겠지.
끝으로 오사카 도톤보리의 명물 튀김집, 다루마에서의 셋째날 저녁 사진을 몇장 붙인다.
튀김집의 열기 덕분에 온 가족이 더워서 온 다 벗어던지고 난리를 쳤던 시간들. 그리고, 온갖 신기한 종류의 튀김들에 혀가 놀라운 경험을 한 시간들. 끝으로 아내가 시켜놓은 레몬소주 비슷한 술잔을 막내딸 하음이가 한 잔 들이킨 놀라운 사건을 경험한 시간들. 소중한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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