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보면, 맡은 일이 내 성향과 맞지 않거나, 초심과는 달리 어느새 지쳐감에 따라, 열정과 흥분을 불러일으키지 못함으로 인해 침체되는 분위기가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한다.
나 역시 뒤돌아보면, 2012년, 첫 로펌을 그만둘 때, 그러하지 않았던가? 회사의 방침, 의뢰인에 대한 대우 등 이루말못할 고민들이 하늘까지 닿았던듯 하다. 물론, 능력보다 더 많은걸 욕심내다가 주저앉게 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법무법인으로 전환한지 만 6년. 그 전 개인사무실까지 포함한다면, 만 8년간의 로펌 경영을 해오고 있는듯 하다. 철저한 분업을 통한 공동협업이다보니, 혼자서 모든걸 고민하는 부담은 없었지만, 그 기간 사이에 정말 많은 직원들을 보아왔고, 경험한 듯 하다.
그 중 정말 다시는 만나고 싶지않은 역대급이라 불리울만한 사람들이 꽤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잃어버린 열정과 흥분 탓인지, 아니면 애초에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인지, 새로운 꿈과 희망을 쫓느라 손에 쥐어진 업무를 등한시 한 탓인지, 세상을 피해 사무실이란 공간에서 방어막을 쌓는데 여념이 없었기 때문인지, 한결같이 일 따위는, 의뢰인은, 안중에도 없었다 라는 점이다. 어쩌면 이렇게 한결같은지.
사람은 남겨놓은 흔적들로 기억된다. 일을 맡겨준 의뢰인과의 인연 따위는 내팽개치고, 새롭게 일을 넘겨받을 동료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이로 기억되는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앞서 말한 역대급 직원들이 여럿 있다.
다시는 만나고싶지 않다. 그들이 남겨둔 발자취의 악취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까.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있는지 요즘같은 세상에 모를 수가 있나. 한결같은 그들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안쓰럽다. 그 주변인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될까봐.
세상살아가며 남녀간에 이런 상황이었다면, 이들은 소위 '쓰레기' 라는 평가로 도배가 되고도 남지않았을까?
남겨둔 발자취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면, 원리/원칙에 충실하면 된다 생각한다.
작은 일 하나에도 충성을 다하고, 내가 가진 달란트를 쏟아부을 수 있는 마음가짐. 내일 당장 다른 곳에 가게 되더라도, 오늘에 열과 성을 쏟아부었음을 만인이 알 수 있는 그런 모습들.
인사가 만사란다. 정말 좋은 인연들만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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