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일찍 한 터라, 우리는 남들보다 조금 이른 나이에 첫 아이를 보게 되었다. 대략 둘째가 태어났을때를 기억해보면 동년배들이 첫째를 계획하거나 좀 빠른 친구들은 그제서야 첫째 아이를 본 시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 첫째와 둘째는 만 3년 이상 차이가 나니, 빨라도 좀 많이 빠른 편이었던듯.

첫째가 태어났을 때, 나와 아내는 만 24세였다.

내리 아들만 둘을 본 상태에서, 더 이상의 아이는 포기해야겠다 마음 먹을 시기였던 2008년 12월에 우리가 맞은 축복, 막내딸은 그야말로 존재만으로도 기쁨이었다. 물론, 아들 둘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무래도 막내딸 효과는 물면 살짝 더 민감하게 아픈 손가락 정도라는 차이가 살짝 있다.

이 막내딸이 만 11세가 지나고, 초등학교 6학년이 되다보니 이제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나름대로 본인의 생각과 주관을 밝히는데 있어서 참 저돌적이다.

활동량이 많고, 에너지가 넘쳐, 평소에도 스포츠 소녀로 온 학교를 대표하고, 지역단위로 구성된 girls' basket ball 리그에서 동네수준이긴 하나, 시즌 전승 우승을 이끌고, 학교에서도 스포츠 캡틴을 도맡는 등 잠시라도 가만 앉아있을 수 없는 아이인데, 2020년... 마침... 코로나바이러스가 Stay at home restriction 을 불러오고, 학교 수업도 전면 온라인으로 변경되는 믿지못할 사태를 불러왔다.

이 반강제 가택연금 상황은 정신건강에 정말 안좋은 영향을 불러옴을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 온 가족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사소한 일들에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등, 뒤돌아서면 후회할 일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딸 스스로도 이를 알았는지, 애완견을 사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을 하는데, 동물 곁에는 한시라도 있기 싫어하는 아빠 덕에 서로 마음만 아파하고 있다. 애완견이 있을 때의 장점과 단점을 낱낱이 글로 적어올린 부모님 전상서라는 지상 최고의 전법을 구사해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불러온 최대 복병이 애완견 문제라니! 이 일을 어쩐다?

잠시 지나가는 바램이어서, 학교생활과 친구들과의 시간들로 해결되면 다행이겠지만, 풀리지않는 앙금으로 남게된다면, 그 원망을 평생토록 어찌 떠안아야 할지 막막하다. 사춘기에 가슴 속에 새겨지는 영원한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겁이 덜컥 날 지경이니.

우리집 권력의 끝판왕, 따님.

이미 내 마음은 절반 이상 넘어가버렸다. 사실 나는 동물이 너무 싫은데...


Posted by 박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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