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혼용하여 사용하곤하는 용어들로 '비자 거절 (visa refusal)' 과 '비자 취소 (visa cancellation)' 을 꼽을 수 있다. 특히, visa rejection 이라는 변종 용어도 만들어서 비자신청 건이 이민시민부로부터 거절된 경우에, 비자 거절이라는 공식 용어 대신 비자리젝트 라는 형태로 말을 하는 경우는 굉장히 빈번하다.
이야기 문맥을 통해 '거절' 또는 '취소' 인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이번 기회에 보다 확실하게 그 차이를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지면을 통해 이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본 글의 말미에 흔히들 이야기는 비자 갱신 (visa renewal) 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별도로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비자, 그리고 비자 거절
호주 입국 또는 체류권리를 관장하는 비자는 대부분의 경우, 비자 신청자의 신청 (application) 행위에 따른 심사결과로서 주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비자 심사 진행과정 중 태어나는 자녀 또는 오래전부터 호주에서 체류해온 이들에게 주어지는 특수 비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자들은 신청 (application), 심사 (visa assessment), 비자심사 결과 (decision) 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를 통해, 일단 비자 승인 (grant) 가 된 경우에는 신청한 비자를 이용해 입국 또는 체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만, 비자신청 건이 심사기준에 맞지 않아서 거절되는 경우에는 '비자 거절 (visa refusal)' 이라는 공식 용어를 쓰게 된다.
호주 내에서의 적격 비자신청 건의 경우에는 재심청구 (migration review application) 의 자격이 주어지게 될 것이며, MRT 를 통한 비자재심이 가능하겠지만, 호주 영외에서의 일반적인 비자신청 건의 경우에는 이러한 권리가 아주 제한적으로 주어진다. (제한적으로 호주 내의 스폰서가 대리하여 재심청구 자격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승인된 비자는 오로지 아래의 경우에 한해 해당 비자의 효력이 소멸되게 된다.
- 비자의 만기일 경과
- 이민시민부의 판정 등에 의한 비자의 취소조치
- 자발적 비자취소 요청
- 새로운 비자를 승인받는 경우, 기존 비자의 소멸 (관광비자 승인 제외)
- 브리징 비자의 경우, 호주를 출국하는 행위 (브리징 비자 B 제외)
즉, 위의 경우들을 제외한 경우, 승인된 비자는 효력을 유지하며, 해당 비자의 컨디션을 포함한채, 비자 소지자의 호주로의 입국, 체류 등을 허가하게 된다.
단순히 비자 거절 기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신청 재도전 자체에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호주 내에서의 비자신청 건에 대해 '비자 거절' 을 당한 경우에는 이민법 제48조와 같은 강력한 조항에 의해 호주 내에서의 추가적인 비자신청 자격의 제한 등을 만나게 된다. 즉, 비자 거절 시점에 유효한 실질비자 (substantive visa) 를 소지 중이지 않은 경우에는 호주 영내에서 다른 비자를 신청할 자격이 없다. (배우자비자, 난민비자 등은 예외)
소위, 시간을 벌기위한 목적 등으로 비자를 신청하고, 비자 거절에 뒤이은 MRT 재심신청 등이 활용되는 경우를 보곤하지만 이는 권할 만한 내용은 아님을 명심하자.
비자 취소
반면, '비자 취소' 는 이미 승인된 비자가 특정 조건 등에 의하여 강제적 또는 자발적으로 취소되는 과정 또는 결과를 뜻하게 된다. 참고로, 세계적으로 악명이 자자했던 학생비자 자동취소 조건의 경우, 드디어 2013년 4월 13일부터 해당 조항이 이민법에서 제거되었다. 하지만, 이외에도 비자 취소 권한은 상상을 초월하기에 해당 주제 아래 여러 차례에 걸쳐 상세한 정보들을 다루고자 한다. 다만, 비자 취소란 이미 기 승인된 비자가 만기일 또는 소멸조건 이외의 다른 사유로 취소되어 사라지는 것을 뜻하는 것만 명심하자.
호주 내에서 갖고 있던 비자가 취소되는 경우, 취소 시점을 기준으로 다른 별도의 비자를 소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즉시 불법체류자 자격을 갖게 되므로, 비자 취소의 경우, 개개인에게 미치는 파장은 상당하다 할 수 있겠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미 만기소멸, 자발적으로 취소시켜버린 비자의 경우에는 사실 비자취소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취소할 대상 비자가 없으므로 '비자 취소' 라는 강력한 행정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자 갱신
'비자 갱신 (visa renewal)' 이라는 말들을 많이들 사용한다. 공식적으로는 비자 갱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동일한 비자를 새롭게 신청하여, 이민법의 심사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심사가 이루어진 뒤, 비자가 승인 또는 거절되는 과정을 동일하게 거치게 된다. 이는 학생비자이던 457 비자이던 관광비자이던 비자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공히 해당되는 내용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자가 승인된 경우, 보통의 사람들은 같은 비자가 '갱신' 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론적으로는 새로운 비자가 승인된 것이므로, 새로운 조건, 새로운 비자 유효기간, 때에 따라 고용주가 정해진 비자의 경우, 바뀐 고용주 등의 변동 사항이 따를 수 있으므로 해당 대행업무를 진행한 전문가에게 본인 비자의 상세정보에 관한 조언을 제대로 듣는 것이 필수이다.
예를 들어, 기술이민 등을 통해 일반적으로 영주권 (PR) 을 받은 경우, 유효기간 5년이 만기되는 시점을 즈음하여 비자를 갱신한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기존 비자가 아닌 Resident Return Visa 라는 영주비자를 별도로 신청하여 받는 절차를 밟게 된다. 즉, 클래스부터 다른 완전히 새로운 비자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민법과 관계된 내용들은 사용하는 용어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완전히 다를 수 있으므로 용어선택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위의 내용은 호주 이민법에 관계된 법률 상식을 안내하는 내용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 조언에 해당하지 않음을 안내해드립니다. 또한, 대부분의 내용은 호주 사법권에 해당되는 내용임을 고려하시기 바라며, 발행일 이후의 관련 법률 및 판례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고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호주 변호사 박창민 (MARN 063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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