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생각'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2.02.07 새 직원을 뽑을 때, 반드시 성적표를 확인하자 by 박창민
  2. 2021.07.13 사람보는 눈 by 박창민
  3. 2020.06.11 일 따위는, 의뢰인은, 안중에도 없어? by 박창민
  4. 2020.06.02 자만하지 말자. 한 치 앞도 알 수 없으니 by 박창민

길어봐야 한시간 남짓한 인터뷰에서 회사가 바라는 인재를 한번에 척/탁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허황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10여년 간의 로펌 경영과정에서 뿐 아니라, 한국에서의 벤쳐기업 경영 시에도 똑같이 느낀 점이다.

누구나 첫 만남, 소개팅 등에서는 최선을 다해 잘 보여지고 싶기 마련이고, 눈에 콩깍지가 씌어 본면을 못 보게 되는 경우들이 분명히 있다.

잘 쓰여진 cover letter 역시 본인이 쓴 게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짧게는 6학기, 길게는 더 나아가 학부과정까지 들여다 보게 될 성적표에서 행간을 읽을 수 있고, 당사자의 삶에 대한 자세와 태도를 찾아볼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는 사람이 아쉽다는 이유 만으로 굳이 불편할까봐 성적표를 필수 제출서류로 명시하지는 않았었는데, 큰 오산이라 생각한다.

이력서 랍시고 본인이 직접 각색하여 내려쓴 자료보다 타인의 냉정한 평가로 남겨진 academic transcript 는 말 그대로 투영하여 쓰여진 보물처럼 값진 자료니까.

금년 초에도 많은 이들이 이력서를 넣으며, 지원을 하고 있다. 자, 성적표 필터링을 거쳐서 살아남을 이는 어느 누구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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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없는 듯 하다. 아주 단순한 사실은 그냥 인정하는게 편하다.

때문에, 이를 인정하고, 그에 맞게끔 거래, 계약, 업무추진, 협업 등을 차근차근 진행하는게 마음 편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단순한 사실은 빠르게 인정할 수록 득이 된다. 아니라 믿으며, 스스로를 달래봐야 결론은 항상 같아지니까.

좋을 때나 좋은 사람이지. 그에 대한 평가나 뒷맛은 언제나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하며, 만 46세를 향해 달려간다. 

불혹(不惑) 과 지천명(知天命) 사이 아닌가.

흔들림 없이 왔으나, 아직 하늘의 뜻을 알기엔 턱없이 부족하니. 내 삶 마저도 그럴진대, 어찌 구인, 거래, 협업, 동업, 동료를 부족한 눈으로 판단하려 한단 말인가. 순리에 맞게 맞추어 가야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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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보면, 맡은 일이 내 성향과 맞지 않거나, 초심과는 달리 어느새 지쳐감에 따라, 열정과 흥분을 불러일으키지 못함으로 인해 침체되는 분위기가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한다.

나 역시 뒤돌아보면, 2012년, 첫 로펌을 그만둘 때, 그러하지 않았던가? 회사의 방침, 의뢰인에 대한 대우 등 이루말못할 고민들이 하늘까지 닿았던듯 하다. 물론, 능력보다 더 많은걸 욕심내다가 주저앉게 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법무법인으로 전환한지 만 6년. 그 전 개인사무실까지 포함한다면, 만 8년간의 로펌 경영을 해오고 있는듯 하다. 철저한 분업을 통한 공동협업이다보니, 혼자서 모든걸 고민하는 부담은 없었지만, 그 기간 사이에 정말 많은 직원들을 보아왔고, 경험한 듯 하다.

그 중 정말 다시는 만나고 싶지않은 역대급이라 불리울만한 사람들이 꽤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잃어버린 열정과 흥분 탓인지, 아니면 애초에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인지, 새로운 꿈과 희망을 쫓느라 손에 쥐어진 업무를 등한시 한 탓인지, 세상을 피해 사무실이란 공간에서 방어막을 쌓는데 여념이 없었기 때문인지, 한결같이 일 따위는, 의뢰인은, 안중에도 없었다 라는 점이다. 어쩌면 이렇게 한결같은지.

사람은 남겨놓은 흔적들로 기억된다. 일을 맡겨준 의뢰인과의 인연 따위는 내팽개치고, 새롭게 일을 넘겨받을 동료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이로 기억되는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앞서 말한 역대급 직원들이 여럿 있다.

다시는 만나고싶지 않다. 그들이 남겨둔 발자취의 악취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까.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있는지 요즘같은 세상에 모를 수가 있나. 한결같은 그들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안쓰럽다. 그 주변인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될까봐.

세상살아가며 남녀간에 이런 상황이었다면, 이들은 소위 '쓰레기' 라는 평가로 도배가 되고도 남지않았을까?

남겨둔 발자취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면, 원리/원칙에 충실하면 된다 생각한다.

작은 일 하나에도 충성을 다하고, 내가 가진 달란트를 쏟아부을 수 있는 마음가짐. 내일 당장 다른 곳에 가게 되더라도, 오늘에 열과 성을 쏟아부었음을 만인이 알 수 있는 그런 모습들.

인사가 만사란다. 정말 좋은 인연들만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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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다. 당신 호는 겸온, 겸손과 온유라 하고싶으시다고. 세상을 살아오면서, 겸손보다 나은 무기가 없고, 다른이들과의 이견을 풀어가는데, 온유만큼 강력한 효과를 불러오고, 화합을 도모하는 도구도 없다는 말씀을 그렇게도 자주 해주셨는데, 나이 마흔이 넘어서야 그 말씀을 이제야 알 듯 하다.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제아무리 management 관련한 서적을 탐독하고, 그럴싸한 이론을 도입해보겠답시고 챠트를 그리고, OX 를 그어가며, 조직관리를 한다손 치더라도, 결국에 가서, 동료들, 부하들의 지지를 불러오고, 의뢰인의 믿음을 사오는데에는 겸손과 온유만한 것이 없더라.

그렇게,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감에 우쭐했었다. 회사의 성장과 규모,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인정이 마치 내 능력인양 자만을 했었던듯 싶기도 하다.

2018년 샹하이 출장에서 중국을 맛보고, 2019년 광저우 및 우한 출장에서 본격적인 회사의 청사진을 중국을 배경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마치, 내 능력이면 그 모든 것들이 다 이루어질줄 알고서.

인구 천만도시 우한에서의 메이져 로펌들과의 업무제휴, 호주 진출을 노리는 중국인 기업집단들의 이어지는 문의와 러브콜. 당장이라도 중국어를 배워놓지 않으면 하늘이 무너질듯 쫓기는 그 긴장감을 즐겼던듯 하다.

2019년 6월에서 7월로 이어지는 보름간의 출장, 그리고 2019년 하반기까지 비밀 프로젝트 하에 그렇게 2020년을 그리는 비장의 프로젝트들이 연일 이어졌었다. 그리고, 2019년 12월에 한달 간의 긴 휴가를 한국으로 다녀오게 된다.

2020년 새해가 열림과 동시에 중국을 끌어안고, 비상하는 일만이 남은 양.

호주로 귀국함과 동시에 들려오는 우한폐렴이라는 심상찮은 소식들은 마치 파장에 맞추어 공명이 점점 더 커지듯 걱정과 근심을 불러오기 시작했다.

아뿔싸.

인간의 힘으로 제어 못하는 것들, 예측하지 못하는 것들, 미처 예상치 못하는 것들은 널리고도 널렸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최고의 미덕이 겸손과 온유였다면, 세상을 대하고, 본인을 다스리는데 최고의 미덕 역시 겸손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견고하되, 실력 따위에 대한 자만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의지에 대한 약속 정도여야 할 듯 하다.

자만하지 말아야겠다. 세상일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우한폐렴으로 불리던 COVID-19 이 전 세계를 이렇게 휩쓸어가고, 덕분에 우한 프로젝트는 도대체 언제 성사 가능할지 앞일을 알 수 없게 될 줄 누가 알았더란 말인가.

삼국지의 주무대 우한. 양쯔강이 관통하는 그 멋진 도시는 불과 1년 만에 옛 추억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겸손하고, 굳은 의지로 묵묵히 최선을 다해야지. 때가 무르익으면 그 열매를 따게 될 때가 올 것이다.

이 즈음에서 내가 직원들에게, 그리고 의뢰인들께 이야기했던 한 토막 이야기로 마무리를 해볼까 한다.

깜깜한 밤, 익숙하지 못한 길을 걸어 목적지로 가야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같이 밤에도 불빛이 흔한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영화나 소설 속 묘사에서 우리는 시골의 그런 풍경들을 상상해볼 수 있죠.

 

지도를 갖고 그 길을 걷는것도 아니기에, 돌부리 하나도 조심해야하죠.
이 길을 어찌 다 갈꼬라며 한숨을 쉬는 것 보다는, 발걸음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해, 힘차게 땅을 딛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간다면, 결국에는 최선이라는 결과는 아닐지라도, 최악이라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가 준비하고, 헤쳐가야할 이 상황에 해법이 정해져있어서, 꽃길만 밟으며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선택과 노력을 다하는것. 이것이 저와 여러분이 해야할 일입니다.
그 끝에 우리는 최선이었냐, 차선이었냐, 최악이었냐, 차악이었냐를 따져볼 기회는 있겠지만, 그 과정 덕분에 우리는 배운게 있고, 후회가 없고, 미련이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다음에 더 나은 도전과 결과를 가져올 든든한 경험을 갖게 되겠죠.

겸손을 담고, 노력하며,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야겠다 생각한다.


Posted by 박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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